빛과 바람냄새- 류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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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바람 냄새 (a light and scent of wind)

계절이 바뀌는 것을 빛의 감촉과 바람 냄새로 가장 먼저 안다.
두근대는 빛, 녹아버릴 듯한 빛, 건조한 빛, 미큰하게 따스한 빛, 전혀 따뜻함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빛. 그런 빛들의 감촉.
장마가 개인후 불어오는 후끈하고 비린 흙 냄새, 마른 풀 냄새, 젖은 여름 밤바다의 포근한 모래 냄새. 햇볕에 달구어진 쇠 냄새, 콘크리트의 차갑고 따뜻한 벽 냄새…
그리고 그러한 계절에 절묘하게 들어맞는 어떤 음악.

사람은 냄새와 소리로 만들어진지도 모른다. 추억도 사랑도 자기 자신조차.

길고 긴 겨울, 나는 따뜻한 빛의 온기를 느끼고 싶었을까.
내 사진을 보고 따뜻한 빛 냄새를 길을 걷다 맡은 바람냄새 조금 가져가 주었으면 한다.
어떤 노래를 들으면 계절의 공기를 느끼는 것 처럼 내 사진을 보고 뭔가 어떤 계절이 주는 감촉을, 향취를 느꼈으면 좋겠다.

SOOJIN 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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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4zine.net

Post Author: 이기상